금요일 오후 한통의 전화가 맥박수를 증가 시킨다
"춘추"님이다
일급비밀이라며 좋은곳 있으니 빨리 떠나자고
지금 그리로 가고 있으니 짐챙기고 있으라고 말하고는
딸깍 뚜- 뚜-뚜-
참 그양반 성격 하고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따라갓곳은 평택 어느 소류지
비록 며칠 사이라고는 하나
온갖 사물들이 봄의 색깔로 변모 하는듯 하다
심지어 지나가는 여인의 옷색깔에서도
봄냄새가 난다

비밀에 특급 포인트라더니
사람도 여기 저기 많은데 무슨 .....,

상류 논둑에 자리를 잡고 보니
분위기는 좋다
허긴 언제 물가에 와서 분위기 않좋은적 있었더냐 마는
내가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춘추님이 지척에 보이니 랜딩중 떨어 졌다고는 못하겠지

붕어가 들어 올듯한 자리마다
한대씩 환자에게 침을 놓듯
새우 한마리씩 달아 콕콕 찔러 넣었다.
한마디로 다 죽었쓰
올라오기만 하면 뒤에는 논이니 들배지기도 계획하고 있다

이윽고 밤이 되었다!
내일이 토요일 이라 그런지 밤새 제방위로 차의 불빛이 비치고
떡밥낚시 하는 사람들은
대물낚시하는 사람들과 달리
사람과 사람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퐁당퐁당

아- 아-----.
이렇게는 대물을 기다릴수 없다
차라리 한숨자고 일어 나는게 이 상황을 즐기는것이겠지

퐁당거리던 소리도 멀어져간걸 보니
철수 했나 싶어 일어나 보니
고기가 안나오자 잠자러 간겄같다

토요일의 새벽이 열렸으나 새우는 붕어를 꼬드기지 못했다

왜 이리 입질이 없었을까 했는데
찬서리가 내렸다
어쩐지 새벽에 손시러움을 느끼게 하더니

아침해가 밝았지만 붕어는 고사 하고
붕어 꼬리도 보지 못했다

상류물이내려오는 A급 포인트에 앉으신 조사님도 없는듯 조용하다.
아마도 입질이 없어 낙담 한것은 아니겠지요 ,

춘추님께 다가가 약간은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질문을 던진다

"춘추님 왜 붕어가 안움직일까요?
 혹시 정보가 일급이 아니라 5급쯤 되는거 아니에요??"
말없이 싱긋 웃고는
"오늘 저녁때 잡아 보자구요"한다

논뚝에는 풀이 돋아나고 부들새싹도 물속에서
새로 돋아나건만
나의조과는 빈깡통 덜그럭대는 주식 시장도 아니고
계속 아래로 곤두박질 치고 있으니

햇살 아름다운날에
산책 삼아 저수지를 한바퀴 돌아본다
한때는 이저수지를 청소 했더니
화물차 석대분의 쓰레기가 나왔다나
그런데 아직도 깊숙한 나무 밑에는 쓰레기가 보인다
이러면 또 다시 출입이 통제 될터인데

토요일은 어려서 부터 반공일이었던 때문인지
유독 짧게만 느끼는것도 습관일까
이 작은 저수지에 내리던  햇살이 빛을 잃어간다.

춘추님 자리의 왼쪽으로 대물꾼 한분이 찾아 오셨습니다
오늘밤은 덜 외로울지도 모릅니다
혹시 저분이 피아노줄 소리를 내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야간전투를 준비하던중에 전화벨이 울린다

"여기 태안 입니다,
분위기 좋고 바람도 없습니다,
어디 계시나요?"
나직만한 목소리로 대답 합니다

"평택 어느 소류지에서 어젯밤 꽝치고
 또 오늘밤 도전 준비중이라고"

"더더더님 모르시나본데 서울에서 가까운 소류지에서
 대물찾기는 서울에서 서서방 찾기라니까요"

그럴수도 있다.
어젯밤 그 늦은 시간에도 터벅거리고 들어와 퐁당거리지 않던가
하지만 이시간에 어디 다른 저수지 찾을수도 없다
그냥 하룻밤을 더 보내 봐야지

토요일 밤도 퐁당 거리기는 여전 했고
내 찌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멀리 춘추님이 보인다 손을 흔든다
아마도 밤새 안녕 이라는 뜻일것이다!

나와 춘추님 사이의 조사님은
아직 단잠을 주무시는듯 하다

낚시라는 도구를 통해
물가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소음에 대한 민감도는 다른것 같다

내 앞 툭튀어나온 자리에 계신조사님도
입만 떡 벌어지게 하품하고 기지게를 켠다.
아무래도 몸만 찌뿌둥 한지도 모른다.

어젯밤에는 서리가 아닌 이슬이 내렸다
바람이 나즈막히 불어주는 곳에는 물기가 마르건만
도대체 이 녀석들은 언제쯤 붕어를 건저 내려고 그러는지

명세기 2박3일인데 빈작이라니

철수 하자고 춘추님에게 다가섰다
어제는 몰랐는데

춘추님 의자도 바뀌고 시트도 바뀌었다
혹시 춘추님도 장비병!

해는 없고 고요한 평택의 이름 모를 저수지에서
빈바구니 덜렁 거리며 2박3일의 재미 없는 조행기를 마무리 합니다.